반병목- 경안일보 고문
반병목- 경안일보 고문

 

‘파묘’는 “옮기거나 고쳐 묻기 위해 무덤을 파낸다.”는 뜻이다. 
영화 “파묘”, 빈부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다들 풍수에 관심을 두면서도 겉으로는 터부시 하는 이중적인 사회통념 속에서 혼령, 음양오행, 동티, 도깨비불, 첩장이라는 모티브를 다루는 것이 특이하다. 
묘는 본질적으로 조상이 사후에 들어가 계시는 곳이다. 풍수지리사 상덕은 ‘좋은 땅을 찾는’ 직업이고, 무당 화림은 하늘의 신과 대화하는 직업이므로 상덕과 화림의 협업은 필연적이다. 
미국의 엄청난 부자 가정, 이유는 모르나 조상 대대로 부를 이어온 이들은, 가족들에게 기이한 병이 대물림 되는 등의 일들이 벌어지자 장손은 무당을 고용하게 되었고, 무당 화림(김고은)은 이들에게 산탈이 났다고 말하며 풍수사 김상덕(최민식)을 찾아가게 된다. 
고액의 돈을 받기로 한 화림과 김상덕 일행은 일을 추진하게 되는데 의뢰인은 고인에 대한 언급을 꺼려하고, 아무도 모르게 관 채로 화장해달라는 등 다소 미심쩍은 모습을 보인다. 
상덕은 우선 묫자리를 보기 위해 산에 오르는데, 대낮에도 음산한 기운이 감도는 산 속에 커다란 나무가 보이고 주변에 여우들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산꼭대기에 이름 없는 묘가 있다. 
풍수사 상덕은 이런 악지에 누가 묫자리를 봐준 것이냐 묻고, 의뢰인은 근처 절에 기순애라는 주지스님이 추천했다고 한다. 
“여긴 전부 다 알 거야. 묘하나 잘못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라고 하며, 상덕(최민식)은 의뢰인에게 일을 맡지 않겠다 말하면서 떠난다. 
큰돈이 걸려있기에 화림(김고은) 일행은 이장할 때 굿을 같이 하자며 상득을 설득하게 되고, 결국 파묘를 하게 되는데, 파묘를 하자, 왕들이나 엄청난 부자들이 쓸 법한 향나무로 만들어진 관이 나온다. 
파묘 현장에 남아 있던 일꾼 중 한 명이 귀금속이 있을까봐 땅을 더 파다가 뱀을 발견하고는 뱀을 삽으로 내려치자 갑자기 뱀이 비명을 지르며 머리 부분이 여자의 얼굴로 바뀌고, 일꾼은 기겁을 하여 도망간다. 
그 일로 일행이 관을 화장터로 이동하던 중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게 되고, 상덕은 손 없는 날 화장을 하자며 병원 영안실에 관을 안치시키게 된다. 
이 때 영안실 관리자가 향나무로 된 관을 보고 눈독을 들인다. 
상덕은 의뢰인이 말한 절에 가서 주지스님 기순애에 대해 물어보는데, 보살의 대답이 관속에 금은보화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고, 도굴꾼들이 설치다가 두고 간 쇠말뚝들이 창고에 그대로 있다는 것이다. 
영안실에서는 관리자가 향나무 관 뚜껑을 여는데, 거의 다 열릴 때 쯤 봉길(이도현)과 화림이 나타나자 관리자는 도망친다. 
이미 열려버린 관에서 혼령이 빠져나와 화림을 지나가고 그녀는 기절한다. 깨어난 화림은 혼령이 제 후손들을 괴롭힐 것을 암시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상덕은 황급히 의뢰자를 찾는다. 
예상대로 가족들은 혼령에 시달리고 있었고, 이들의 목숨이 위험하다는 것을 인지한 상덕은 급히 관을 화장을 한다. 
파묘 후 탈(동티)이 난 일꾼 얘기를 듣고, 상덕은 다시 무덤을 찾아간다. 
삽을 바닥에 찍었다가 땅 밑에 또 무언가가 묻혀 있음을 알게 된 상덕은 첩장(옛날 어른들에게서 요디 쓴다고 들음)이라는 것을 감지한다. 
땅을 더 파헤치자 수직으로 세워진 관이 나오는데, 화림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상덕은 고집을 피워 결국 관을 끌어내었고. 일행은 인근 절에 관을 보관하고, 거기서 하룻밤을 묵기로 한다. 
의뢰자의 고모가 절을 찾아오고, 상덕은 관에 대해 물어보지만 첩장은 모르는 일이라고 한다. 
상덕은 고인이 나라를 팔아먹고 부과 명예를 일군 것에 대해 질타하며, 의뢰인들이 숨겼던 사실들을 이야기한다. 
상덕은 고인이 매국노라 스님이 벌을 준 것이라 말하지만, 고모는 기순애가 일본인 풍수사라 말하며 친일파였던 본인의 아버지에게 왜 저런 악지를 추천한 것인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한다. 
밤이 오고, 잠에 든 봉길은 기이한 현상을 보게 되는데. 절의 보살이 사라진 상태고, 창고를 확인하자 문은 잠겨 있는데, 축사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틈새로 살펴보니 돼지들이 배가 터져 있고 일하는 노동자가 어떤 형체에게 멱살이 잡혔다가 목이 날아가 버렸고 인근 텃밭에서 사라진 보살의 시체까지 발견된다. 
봉길은 화림을 깨우고, 둘이 자물쇠를 열고 창고로 들어가지만 이미 관은 터져 있다. 
봉길이 상덕과 영근을 깨우러 간 사이, 화림 주변에서 쿵쿵 거리는 거대한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데, 일본 갑옷을 입은 거인 같은 형체가 화림에게 다가와 인간이냐고 묻고, 화림은 인간이 아니고 당신의 부하라고 말한다. 
그럼 은어를 준비했냐는 말에 바로 대답을 이어가지 못하자 요괴는 화림을 향하는데, 봉길은 자신을 희생해 화림을 구하기 위해 도망치라고 말하면서 일본무사 도깨비 요괴를 쇠막대기로 찌르고 요괴는 그의 복부를 찌른다. 
봉길이 다치고 화림에게 다가가던 요괴가 도깨비불로 변하며 사라지고, 봉길은 병원으로 이송되어 수술을 받는다. 그 시각 방송에서는 민가에 곰이 내려와 일으킨 행각으로 뉴스가 보도되고 있다. 봉길의 병실에서는 귀신을 불러내는 도깨비놀음이 한창이다. 
한편 상덕은 절에 가서 도굴꾼들이 남기고 갔다는 쇠말뚝을 다시 살펴본다. 이들은 독립 운동가였고, 그들은 일제가 백두대간의 특정 지점 마다 심어 놓은 쇠말뚝들을 다시 뽑고 다녔던 사람들이었음을 알게 된다. 
병실로 온 상덕은 쇠말뚝에 대해 얘기하고. 풍수사들은 한반도를 호랑이로 보는데, 호랑이의 척추에 해당하는 곳이 바로 그 묫자리며 그 쇠말뚝을 뽑아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화림은 정령(요괴)이 쇠말뚝을 지킬 것이라 말하며, 그걸 없애는 방법은 없기에 대신 30분 정도 시간을 벌어주겠다고 한다. 
이들은 파묘했던 묘터로 이동해 은어를 풀어 놓는데, 화림의 예언대로 축시(새벽1시-3시)가 되자 은어를 잡아채며 거인 요괴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상덕은 화림이 요괴를 유인 하는 동안 쇠말뚝을 찾았지만 나오지 않았고, 상덕은 요괴를 만들었던 당시 환영을 보게 된다. 한 일본 장수가 적에게 목이 날아갔는데, 그의 몸통에 그가 쓰던 불이 붙었던 칼을 집어넣은 후 날아간 머리를 다시 이어 붙여 그 요괴를 만든 것이다. 
칼을 집어넣은 그 몸통에 갑옷을 입혀 관에 넣은 후 철조망을 쳐 세로로 땅 속에 집어넣은 것이다. 그 요괴의 몸통 자체가 쇠말뚝이었다. 
이를 알아차린 상덕에게 요괴가 다가와 그의 복부를 손으로 찌르는데, 이 때 화림이 말 피가 담긴 물통을 요괴에게 부어버리고, 상근이 말 피에 젖어있는 나무로 요괴의 어깨를 친다. 
어찌된 일인지 철로 된 곡괭이로 치면 찍히지 않지만, 피에 젖은 나무로는 요괴가 쉽게 베어진다. 
그 이유는 음양오행에서. 물과 불은 상극이고, 쇠의 상극은 나무인데, ‘밀피(물)가 묻은 나무’와 ‘불에 탄 칼(쇠)’는 상극이라 서로 해하는 이치로 요괴를 물리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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