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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 온천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119@dkbsoft.com입력 : 2021년 01월 21일
↑↑ 박하식- 소설가
금강산 온천과 같이 태조왕이 휴양을 했다는 예천온천은 지하800m, 알칼리성 중탄산나트륨과 염소, 규산, 칼슘 피부미용 피로회복 혈액순환 항진작용 노화방지 온천이다. 2000년 문을 열었다. 친구들과 목욕을 하고 수령 6백년 노송 석송령(石松靈. 천연기념물 제294호) 그늘 밑 추어탕 집에서 반주(공짜로 주는 유명한 고추 튀김)를 걸치고 나면 신선이 된다.
온천이 있는 감천면은 영주 접경이다. 감천 보문면민들은 시장을 영주서 보고 고교 진학도 영주서 한다. 영주지방철도청 시. 군청 교육공무원들이 많다. 영주에는 어디서 생긴 말인지, ‘예천 사람은 물밑으로 30리를 간다’는 말이 있다. 근면성을 말하는 것인지 독하다는 뜻인지 모른다. 그러기에 사업에 성공한 사람들이 많다. 미곡상 도정업 철강 건축업 등에 성공 재벌로 손꼽히는 사람이 열손가락이 넘는다.
예천온천에 가면 예천출신들을 다 만난다. 연어의 모천회귀처럼 그들은 자기가 사는 풍기온천을 두고 다 고향 온천에 온다. 얼굴을 보고서야 아, 저 사람도 고향이 예천이었지, 예천온천은 영주 사람이 절반이 넘었다. 그런데 요즘은 뚝 끊어졌다.
예천 사람들은 온천탕에서 운동을 한다. 예천 사람들은 학이 먹는다는 예천수(醴泉水)를 먹어서 그런지 힘이 장수다. 그래서 예천군의원들이 외유 길 미국에서 동료 간에 주먹질을 해 유명세를 타듯 탕 안에서 전신운동을 한다. 온탕에서는 그런대로 참고 견디지만 열탕에서는 갑자기 뜨거운 물이 옆 사람의 얼굴을 덮쳐 거북하다. 냉탕도 그렇다. “탕 안에서는 남에게 피해를 주는 운동을 삼가 해주십시오.” 싸움이 벌어진다. 고향에서 온천에서 옥신각신 싸움을 하고 난 사람들은 온천을 안 온다. H약사도 B사장도 K회장도 싸우고 나서는 “기름을 때가며 멀리 뭐하러가”했다.
고향도 아니면서 발을 끊지 못하는 나는 돈 300천원(영주6000원 예천 3000원, 경노)에 목이 메였다. 그 보다도 또 다른 하나의 사연이 있기는 했다. 노천탕 여탕 벽 옆에 바짝 붙은 돌 조각상 여인의 상징물이다. 여인의 음부만 조각한 상징물이 여인의 몸 윤곽을 상상하게 하는데 풍만한 음부 하나만으로 여신을 만끽케 했다. 희랍 신화에 나오는 여신인 듯 눈을 감고 탕 안에 가만히 누워 나체의 여인을 상상한다. 그때 경주 요석궁에는 1백여 명의 아가씨가 있었다. 여자들의 나신을 본 적이 있다. 그 자리에는 불국사 재무승도 경북도지사도 눈을 감고 있었다. 30명의 나신을 세워 놓으니 눈이 부셨다. 어느 천재화가도 이 그림은 못 그릴 것이다. 신이 한 여자를 창조하다가 보니까 얼굴이 너무 아름다워 천지를 울릴 미녀였다. 온 천지 남성이 한번만 보면 상사병이 들거나 정신병자가 될 것이다. 그래서 하체는 빈약하게 만들어버렸다. 그리고 또 다음 여인은 얼굴을 성의 없이 만들다가 보니 그래서는 안 된다 싶어 하체를 아름다운 미인으로 만들었다는 신화를 떠올린다. 얼굴은 미녀인데 하체가 빈약하고, 얼굴은 못났는데 유방과 하체가 풍만하고, 얼굴도 예쁘고 하체도 풍만한 여인도 있었다. 나신(裸身)을 감상하다가 자기가 마음에 드는 아가씨에게 술잔을 들고 가 젖꼭지에 부어 유두주를 마시고, 계곡주(溪谷酒)를 마시는 주연이었다.
한때는 대나무와 갈대숲이 욱어진 속에 있는 음부상(陰部像)이 아름다웠는데 요즘은 대숲을 다 베어버린 민둥산 음부상이다. 그 음부에서는 오줌 줄기물이 흐르는 날이 있고 안 나오는 날이 있다. 오줌 줄기 물에 머리를 적시고 나면 기분이 날아가듯 기쁘고 용기를 준다.
예천온천에서 전 경북지사를 만났다. 여자는 모르지만 벗은 남자는 다 거기가 거기다. 알몸에는 고관 부자나 거지 분별이 없다. 선채 머리를 행구는 사람이 도지사가 분명했다. 도지사를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다. 인사를 하려다가 실수를 할까싶어 다시 보고 있는데 지사가 나를 발견하고 달려와서 손을 잡는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이 가는 대구사범, 행시, 구미시장 3선, 경북지사 3선 민선24년 출신이다. 후일 들으니 예천군이 온천 개수비신청을 하니 암행민정을 나왔던 길이고 그 후 보수를 했다.
하루는 이무식 문우를 만났다. 철도공무원으로 월남전 참전 후 행정공무원으로 변신 영주시 순흥 부석 문수면장 등 아산대산창작기금을 받은 시조시인이다. 열탕에서 오랜 얘기를 나눴다. 내가 냉탕에 잠시 갔는데 많은 사람들이 열탕에 모여 웅성거렸다. 누워있는 사람을 내 옆에 있던 영감인가하고 보니, 이 문우였다. 군 직영 예천온천은 인공호흡 교육을 받은 직원과 구급호흡기도 있었다. 바로 작동을 했으나 깨어나지를 않는다. 나는 정신을 잃었다. 나와는 무슨 인연이기에 이렇게 만나 헤어지는 운명인가. 운전을 해 집에 오는데 폴리텍대학 등 두 군데서 과속에 걸렸다. 내가 열탕에서 너무 오랜 얘기를 한 게 아닌가 하는 후회를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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