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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17-<유연근무제>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119@dkbsoft.com입력 : 2021년 03월 03일
↑↑ 반병목-경안일보 고문
2003년에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라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됐다. 2004년에는 공기업·보험업 및 1000인 이상 사업장을 시작으로 시행된 이 제도는, ‘주5일제 하면 나라 망한다. 기업과 노동자들은 중소기업 등의 부담이 증가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나 영세 사업장의 근로자 등의 상대적 박탈감도 심화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고, 이 이론을 제시한 학계 등에서는 “97년 외환위기 직후 노동 유연화 등 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많은 실직자가 생기는 것을 우려, 노동계가 유럽식 일자리 나누기(work sharing) 개념으로 주5일 근무제가 필요하고 이 제도로 40만 명의 고용증대 효과가 발생하여 실업 문제 해결에 이바지할 수 있고 이는 애초 노동계가 요구하던 일자리 나누기의 취지와도 일치한다.”라고 했었다. 그러나 큰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5일 근무제는 이제 완전히 정착되었고 다시 주4일제 얘기가 나오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일부 기업에서 시행했으나 고용주나 근로자 양측 모두 그 성과에 대해 회의하였던 유연근무제가 공직 사회로까지 적용될 정도로 확대되고 있다. 법원에 다니는 딸이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며칠 전 서울 병원에 갔다가 자동차로 내려오는데 퇴근 시간이라 그런지 혜화동에서 경부고속도로 요금소까지 2시간 가까이 걸린 것 같다. 그래서 평소에 나는 지금 논의되고 있는 공유사무실을 생각해 오고 있었다.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면 집중도가 떨어지니 지역 구간별 공유사무실에서 모여서 근무하다가 필요할 때는 본사에 가서 회의도 하고 연계된 업무를 처리하면 출퇴근으로 인한 차량정체도 해소되고 재택근무의 효과도 훨씬 크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그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것 같다.
지난해 2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정부는 기업들에 재택근무나 근무 시간 조정을 요청했다. 근로자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 결과 기업에서는 유연 근무가 많이 증가했다. 유연 근무란 근로자들이 필요에 따라 일하는 시간이나 장소를 변경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로서, 시차출퇴근제, 선택시간 근로제, 재택근무제, 원격근무제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제까지 한국의 대다수 기업에서 유연 근무는 그동안 ‘탈동조화(decoupling)’이 뚜렷한 제도 중 하나였다. 유연근무제도의 경우 근로자들이 서로 다른 시간이나 공간에서 일하기 때문에 직접 대면 방식을 선호하는 기업의 관행에 어긋나기도 했고 장시간 근로와 위계적 문화에 길들어진 한국의 기업에서는 적용이 미미한 수준에 그쳤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이런 오랜 관행을 일시에 바꿔 버렸다.
유연근무제를 시행 중인 30개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2017년 정부가 주 52시간 노동제를 법제화한 후 대기업을 중심으로 선택 근무제를 도입했지만, 별 성과는 없었는데, 코로나 19 확산 이후 하루 중 코어타임이라고 불리는 4, 5시간을 정한 뒤 그 외의 시간은 근로자들이 자율적으로 정해서 일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결과 세 가지 효과가 있었다고 말한다. 첫 번째 효과는 업무 효율성이 향상되었다는 것이다. 일하는 시간이 줄기 때문에 그만큼 근무 시간에 집중해서 일한다. 두 번째 효과는 근로자의 만족도 향상이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이 제도가 시행된 후 신입직원의 퇴사율이 0%에 가깝다고 했다. 세 번째 효과로는 서로 퇴근 시간이 달라 회식이 줄어 폭언이나 폭행, 성희롱 등 직장 내 괴롭힘이 줄었다. 가장 큰 효과는 근로자들이 일과 돌봄을 함께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19 이후 일터의 모습, 유연 근무는 넥스트 노멀(next normal)이 되지 않을까?
얼마 남지 않은 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후보들이 주4일 근무제 공약을 내놓고 있다. 월화수목 토토일, 듣기만 해도 행복하지만, 이번에도 대립각이 상당하다. “코로나19로 노동환경이 변하고 있는 지금이 효율성을 높일 기회다. 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지금 일하는 시간이 너무 많다. 주 5일 근무제 하면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가 가랑이가 찢어진다고 했는데 지금 잘되고 있지 않은가? 아니다, 코로나19로 경제도 어려운데 지금은 안된다. 주 4일 근무제로 하면 은행, 관공서 등이 다 놀고 그럼 그 주위에 있는 주변 식당도 망하고 양극화가 심화 된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인한 변화의 속도가 엄청 빠르게 진행되는 시대의 흐름으로 보면 주4일 근무제도 본격적으로 논의될 때가 그렇게 멀지는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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