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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119@dkbsoft.com입력 : 2021년 02월 03일
↑↑ 신동환- 칼럼니스트 (경북도경산교육청교육장 역임, 영남대학교 외래교수)
며칠 있으면 설 명절이다. 명절이면 우울해 진다. 사람들이 제사를 선택적 의무로 생각하고 있다는 허망함 때문이다.
제사는 먼 옛날 선사시대부터 자연에 대한 경외감에서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자연의 신에게 제사를 지냈지만, 차츰 조상을 모시게 되었다. 공자는 부모님 죽음을 애도하고 불효를 반성한다는 의미에서 제사 지내기를 강조했다.
공자는 제사를 강조했지만 귀신이 있다고는 믿지 않았다. 그러나 유학의 성리대전에는 사람이 죽으면 혼백이 있어, 혼은 양의 성질을 가져 하늘로 돌아가고 백은 음의 성질이 있어 땅속으로 들어간다고 했다. 또 자손들이 제사를 정성껏 모시면 조상의 혼이 오셔서 흠향한다고도 했다
조선 시대에는 제사를 주자가례에 의해 모셨다. 4대 봉사라 하여 부모부터 고조부모까지 제사를 지냈는데, 돌아가신 기일에는 기제사, 명절에는 차례를 지냈다. 그리고 문중에서도 제사를 지냈고, 훌륭한 조상은 불천위로도 모셨다. 우리 조상들은 제사에 함몰되었다 할 정도로 지극하였다. 제사지내는 것을, 국가나 가정 행사에서 최우선 순위로 생각하였다. 조선 중기에는 제사에 관한 방법의 차이로 당파가 갈리어 싸움도 하였고, 수많은 선비가 죽기도 하였다.
조상들이 소중하게 모시던 제사가 요사이는 천덕꾸러기가 되었다.
2020년 11월2일, 모 TV 방송에서 안동의 00 0氏 종갓집 제사가 방영되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기제사를 모두 모아, 한 날 한 시에 한꺼번에 지낸다. 가정의 달 5월에 적당한 날짜를 잡는다.’ 여기까지는 팩트 라면 할 말이 없지만, 모 대학 교수 인터뷰가 이어졌다. ‘이와 같은 방법은 제사를 존속하는 긍정적인 자세이다’ 아무 고증도 제시하지 않고, 제사를 오도하고 있었다.
명절 전후, 신문 방송의 주요 뉴스를 정리하면 차례에 대해 긍정적인 내용은 하나도 없다.
‘차례 상 간단히 차리기, 명절 제사 끝에 주먹다짐, 명절 증후군, 명절 노동으로 멍든 주부, 명절 후 부부 이혼, 명절 연휴 인천 공항 모습,’ 언론이 이렇게 부추기니 명절은 민족 축제의 날이 아니라. 주부들이 가사 노동에 죽어나는 날이다. ‘여성 노동 해방 운동’이라도 벌려야 할 형편이다. 우리 모친은 일 년 동안 제사를 여덟 번이나 모시는데, 얼굴 한 번 찡그린 일이 없었다.
지금 우리나라 제사는 뒤죽박죽이다.
제사 때문에 형제간에 고소, 고발을 한다. 부모 제사를 한 날 한 시에 같이 지낸다. 추석 차례와 벌초, 성묘를 같이 떼운다. 할아버지 윗대 제사는 아예 지내지 않는다. 명절 연휴에 부모 제사를 해외 호텔에서 지낸다고 비행기로 날라버린다. 부모는 살아생전에 해외 한 번 못가고 죽어서야 해외에 간다.
제사는 효도를 근본으로 한다. 세계적 철학자 토인비는 우리나라의 효도는 자랑스러운 인류 문화유산이라고 격찬했다.
이제 제사를 제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서 다각적 연구가 필요하다.
고려시대에는 무조건 장자가 제사를 지내지 않았다. 아들 딸 구분 없이 모든 자녀가 고르게 돌아가면서 지냈다. 사위도, 외손도 똑같이 의무가 분배되었다. 부모 유산도 아들 딸 구분 없이 균등하게 받았다. 장자가 모든 책임을 지는 조선과는 달랐다.
제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정해진 격식이 없다. 현조부도 조상이지만 고조부까지 지낸다. 옛날 대가족 제도에서 아무리 오래 장수하였어도 현조부와 함께 생활한 제주(祭主)는 없었다. 그래서 고조부까지만 제사를 지낸 것이다. 제물도 조율이시를 쓴 것은 옛날의 주 과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때 밀감, 바나나, 커피가 있었으면 썼을 것이다. 제수 진설 방법도 살아있는 사람 밥상과 똑 같다. 밥, 국, 고기 등은 지방 가까이에, 나물과 과일은 멀리에 차렸다.
우리나라 성인 퇴계 선생과 율곡 선생도 ‘제사에 법칙을 따지지 말고, 음식상도 가정 형편에 맞게 차리라’고 했다.
제사는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저녁상을 차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고인이 평소 좋아하고 즐기던 음식을 차린다. 제사 교본에 나오는 음식을 만들려고 애쓰지 말고, 옛날 방식대로 진설하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다. 사촌이 없어져 제관도 우리 식구뿐이고, 이웃에 음복도 안돌리니, 음식을 많이 할 필요도 없다. 제삿날은 돌아가신 부모님과 아름다웠던 추억을 회상하며, 가족이 화합하는 장이다. 제삿날, 제사 격식 생각 하지 말고, 음식 걱정 하지 말고, 귀찮아하지 말고, 온 가족이 즐거워야 한다. 더구나 공자, 부처님, 제자백가 등 시대의 천재들이 천지의 질서와 움직임을 관찰하여 근거를 갖고 만든 말이 있다.
‘조상 잘 모시면, 후대에 은덕이 있다’ 누가 아는가, 내 아들이 잘 될지.
아들과 제사 음식이야기를 할 때가 있었다.
“바쁠 때는 시장에 가서 사오면 된다. 시장에 예쁘게 잘 만들어 놓았더라.”
“제사는 정성이 있어야지, 시장에 가서 사오느니 안 지내는 것이 낫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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