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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다는 착각 1


홈페이지 관리자 기자 / fdasf입력 : 2021년 01월 17일
↑↑ 반병목- 경안일보 고문
2010년 이후 한국에 ‘정의’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마이클 샌델이 10여 년 만에 신간, “공정하다는 착각”을 냈다.
2020년 9월에 출간되어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데 직역하면 ‘능력주의의 폭정: 과연 무엇이 공동선을 만드나?’다. 27세에 최연소 하버드대 교수가 되었고, 29세에 자유의 이론의 대가인 존 롤스의 “정의론”을 비판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를 발표하면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1980년부터 하버드대에서 정치철학 교수로서 그의 강의는 수십 년 동안 학생들 사이에서 최고의 명강의로 손꼽힌다. 대표 저서로 27개국 언어로 번역된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비롯해, “정치와 도덕을 말하다, 완벽에 대한 반론” 등이 있다.
나 자신도 셀던교수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주제로 특강을 하기도 했고 우리나라에서도 반짝이었지만 “센델교수를 초청한다,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정의의 열풍이 불 때는 우리 사회가 뭔가 정의롭고 이타적인 사회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기도 했었는데, 그 생각이 얼마나 허황된 허상이었는가가 오늘의 현실이 증명해 주고 있다. 며칠 전 KBS라디오 주진우라이브에서 김갑수선생과 정선태교수가 이 책을 추천하기에 바로 사서 보았다.
거기서 주기자가 에피소드를 얘기하는데, 한 법조인과 점심식사를 하러가는데 길거리에서 남루하게 입은 노점상 옆을 지나가기 되었다고 한다. 그 때 그 법조인이 “공부 좀 열심히 했으면 저렇게 되지 않았을 텐데?” 하더란다. 좋은 환경, 좋은 머리, 외우는 기술로 그 자리에 올라온 사람들이 오늘도, 우리를 지하철 탈 수 있게 새벽부터 움직이고, 쇳물 먹어가며 필수품 만드는 철강 생산하고, 우리가 먹은 음식물 처리하느라 새벽부터 움직이다가 하루에 6-7명씩 죽어가는 노동자들이 글 몇 줄 외워서 권력과 부를 차지한 그 들보다 하잖은 존재로 보이는 이 사회가 과연 공정한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공공선이란 무엇인가? 개인이 아닌 국가나 사회 모두를 위한 선을 말한다. 공공선을 위해 애쓰는 이들은 모두 돈을 떠나서 존중받아야 하는 사회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능력주의 관점에서 그들은 낙오자며 패배자로 취급된다. 배관공이나 전기 기술자, 일일노동자도 공공선에 기여하는 훌륭한 이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인정은 커녕 하급자로 바라본다. 공공선이 무너진 사회는 결코 정의로운 사회라고 볼 수 없다. 우리 신체에 불필요한 부분이 없는 것처럼 모든 종류의 일이 제자리에서 역할을 충실히 다 할 때 사회가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수백억의 자산을 움직이는 사업가의 집에도 청소부가 필요하고 보일러공, 전기 설비사도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센델이 얘기한다. 능력 있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사회. 우리는 그런 사회를 계속 꿈꿔왔다. 노력해서 자신을 갈고 닦으면 기회가 생기는 그런 사회다. 하지만 저자는 능력주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세상은 이제 더 이상 능력주의를 완벽하게 실천할 수 없고, 그 속에 담긴 불편한 진실에 주목했다. 과도해진 능력주의로 인한 도덕 판단력 결여, 능력과 성과로 인해 생겨난 계급화 세습화. 점차 무자비하게 진화되어가는 기울어진 사회구조 이면에 도사린 ‘능력주의의 덫’을 해체한다.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능력주의는 공정하게 작동되어 왔는가!
능력주의는 승자에게 오만을, 패자에게 굴욕을 퍼뜨릴 수밖에 없다. 승자는 자신의 승리를 ‘나의 능력에 따른 것이다. 나의 노력으로 얻어낸, 부정할 수 없는 성과에 대한 당연한 보상이다’라고 보게 된다. 그리고 자신보다 덜 성공적인 사람들을 업신여기게 된다. 그리고 실패자는 ‘누구 탓을 할까? 다 내가 못난 탓인데’라고 여기게 된다.
버락 오바마는 그런 믿음을 가졌고, 종종 표현했다. 그는 마틴 루서 킹의 다음과 같은 말을 즐겨 인용했다. “도덕 세계의 궤적은 길다. 그러나 반드시 정의를 향해 휘어진다.” 그가 얼마나 이 말을 좋아했는가 하면, 대통령이 된 뒤 연설과 선언에서 33차례 인용했으며 집무실의 양탄자에까지 새겨 넣었다. 능력주의적 직관은 정치적 성향을 불문하고 널리 퍼져 있었다. 소수집단 우대정책에 찬성하는 학생이든 반대하는 학생이든, 자신은 죽어라 노력해서 하버드에 왔으며 따라서 자신의 지위는 능력으로 정당화된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들이 운이나 기타의 통제 불가능 요인으로 입학한 게 아니냐는 말에는 거센 반발이 일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사느라 자기 신장을 판 중국 10대 학생’ 최근의 신문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많은 학생들은 자유지상주의적 견해를 나타냈다. 그 10대 학생이 강압이나 협박에 의하지 않고 자유의사에 따라 자기 신장을 팔기로 했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부를 이룩한 사람은 그만한 능력을 입증한 것이며, 따라서 생명을 연장해도 된다는 것이었다. 이 입장에 반대한 일부 학생들은 가난한 사람의 신장을 사서 부자가 생명을 연장하는 일은 불공평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교육 수준이 높은 엘리트는 보다 못한 교육 수준의 대중에 비해 편견이 결코 적지 않다. 더욱이, 엘리트는 그런 편견에 대해 쑥스러워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인종주의와 성차별주의에 반대할지 모른다. 그러나 저학력자에 대한 편견에 대해서는 ‘그러면 어때?’라는 태도가 지배적이다. 주진우기자와 동행했던 법조인에게 “지금 서 있는 그 자리, 정말 당신의 능력으로만 이루어졌는가?”란 질문을 던지고 싶다.


홈페이지 관리자 기자 / fdasf입력 : 2021년 0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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