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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갈등, 병호시비(屛虎是非)도 풀어가는데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119@dkbsoft.com입력 : 2020년 12월 27일
↑↑ 김동룡- 전 봉화부군수, 행정학 박사
지난 11월 20일 한국국학진흥원 내에 복설(復設)된 ‘호계서원(虎溪書院)’에서는 400여 년 동안 묵은 영남유림의 위패서열 문제였던 ‘병호시비(屛虎是非)’를 해결할 수 있는 ‘호계서원 복설고유제’가 열렸다.
‘병호시비’는 퇴계(退溪) 이황(李滉) 선생의 제자인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과 학봉(鶴峯) 김성일(金誠一) 중 누구의 위패(位牌)를 상석(上席)인 퇴계 선생의 왼쪽에 둘 것인가를 두고 시작된 양 문중간의 400여 년간 계속되어온 논란이다.
훗날 병산서원으로 대표되는 풍산 류씨 문중과 호계서원으로 대표되는 의성김씨 문중간의 대립이라 서원의 첫 자를 따서 ‘병호시비(屛虎是非)’라 불려왔다.
문중간 논란은 1570년 퇴계선생이 돌아가시자 서애와 학봉의 후손들이 안동 ‘여강서원(廬江書院, 이후 1676년에 호계서원으로 바뀜)’에 퇴계선생의 위패(位牌)를 모셨지만 제자인 서애와 학봉의 위패를 어떻게, 즉 누구를 상위에 놓느냐가 문제였다.
서애 문중에서는 학봉보다 직위가 높은 영의정을 지냈다는 점을, 학봉 문중에서는 서애보다 나이가 많다는 점을 들어 서로 상석(上席)을 주장하면서 갈등이 계속 되었다.
이후에도 갈등은 계속되어 호계서원에서 위패를 모시던 사당도 사라져 퇴계 선생의 위패는 도산서원에, 서애의 위패는 병산서원에, 학봉의 위패는 임천서원으로 각각 옮겨져 최근까지 이르렀다.
새로운 전기를 맞은 것은 댐 건설로 수몰되어 임하댐 하류에 이건(移建)하였던 호계서원이 잦은 안개 등으로 유지관리가 어려워 한국국학진흥원 내에 이건복설(移建復設)을 추진하면서 지역유림과 경상북도의 적극적인 두 문중의 화합과 합의를 유도함으로써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2009년에 퇴계를 중심으로 상석인 왼쪽에 서애, 오른쪽에 학봉의 위패를 모시되 학봉계열인 대산(大山) 이상정(李象靖)의 위패를 한 분 더 모시기로 잠정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올해 초에 한국국학진흥원 내에 이건복설이 완공된 호계서원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35호로 1만㎡ 부지에 13동의 93칸으로 지어졌다.
이날 이철우 경북도지사, 경북도교육감, 경북지방경찰청장, 안동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위패를 새로이 만들어(造位), 맨 서쪽에 퇴계선생(退溪先生), 다음에 서애(西厓), 학봉(鶴峯), 대산(大山) 순으로 위패를 사당에 모시고 고유제(告由祭)를 올림으로써 영남유림의 큰 현안 중 하나가 해결된 셈이다.
특히, 올해 2020년은 퇴계선생 서세(逝世) 450주년이 되는 해로 퇴계선생의 제자·문중이 화합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 더욱 뜻깊은 행사가 되었다.
한편, 400여 년을 이어온 갈등을 화해와 화합, 존중, 상생으로 풀어나가는 영남유림의 결단은 오늘날 갈등과 반목이 만연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큰 메시지를 던져 준다.
21세기에 나라의 위정자(爲政者)들은 또 다른 갈등을 새로 만들어가는 현실을 보면서 국민들은 허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정신문화의 빈곤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은 선현들이 남긴 대동사회(大同社會)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화합(和合)과 상생(相生)의 정신을 다시 되새겨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119@dkbsoft.com입력 : 2020년 1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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