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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7 - <직업의식>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119@dkbsoft.com입력 : 2020년 09월 17일
↑↑ 반병목- 경안일보 사장
한 10여년 되었을까?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한 고등학교의 ‘직업선택의 십계명’이 갑자기 생각이 나는 것은 일부 의료인들의 파업의 충격 때문인 것 같다. 전교생이 볼 수 있는 학교 강당에 걸려 있는 이 십계명은 대부분의 우리 부모들이 갖고 있는 보편성과는 많이 다른 것 같다.
1.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2.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3.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쪽을 택하라. 4.모든 조건이 갖춰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5.앞 다투어 모여드는 데에는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6.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 곳으로 가라. 7.사회적 존경을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8.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9.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 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10.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사실 나는 아이 셋을 키우면서 많은 조언과 얘기를 하였지만 대학 학과 선택이나 결혼 배우자 선택은 100% 그들 자신의 의지에 맡겼었다. 얘기는 하고 싶었지만 참느라고 많이 힘들었다. 주위의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의 관심 분야나 능력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직업에 맞는 대학 학과를 선택하고 윽박질러서라도 그 방향으로 몰아간다. 그래서 그들이 성인으로서 사회에 진출해서 순탄한 삶을 살지는 모르지만 자기 이상을 실현하는 가운데서 만족하는 행복한 삶을 살아갈지는 의문스러운 것이다.
지난 달 말에 출간된 이재갑·강양구 저 “우리는 바이러스와 살아간다.” 책을 사서 하루 저녁에 다 읽었다. ‘K-방역’이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두 저자는 “임기응변과 피와 땀”이었다고 말한다. 맞다. 임기응변도 피와 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TV에서 이재갑 교수를 보면서 인상도 좋지만 경험에 의한 믿음직한 대책은 나이 많아 불안한 나에게 많은 의지와 믿음을 주었다. 카자흐스탄 국제협력의사로 활동하고, 2015년 1월 에볼라가 확산한 서아프리카에 바이러스 병 대응 긴급구호대 팀장으로 ‘에볼라 파이터’로서 치료 현장을 누볐다.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의 저자 김혼비씨는 추천사에서, 코로나19에 관해 쏟아지는 온갖 정보와 전망들로 혼란스러울 때면, 언제나 이재갑 교수와 강양구 기자의 글부터 찾아 읽곤 했다. 이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명제 “우리는 코로나 이전의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를 넘어서 ‘돌아가서는 안 되는 과거’가 무엇인지에까지 가닿아 있고, 그 중심엔 그동안 외면하고 방치해왔지만 바이러스가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회의 취약한 고리들이 있다. 몸과 몸의 경계가 허물어져 개인의 몸이 공동체의 집합적 몸의 일부가 된 시대에 이 약한 고리는 더 이상 ‘타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 이제라도 모두가 함께 고쳐나가야 하며 그것이 바이러스가 그나마 허락한 짧은 반격의 시간 동안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사실이 사무치게 다가왔다. 우리가 모색해야 하는 건 결국 함께 살아나가는 길이다. 타인들과 그리고 바이러스와도.
나도 공무원 재직 중 1993년 안동군청 사회과장으로 1년간 근무하면서 장애인, 저소득층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한 일을 한 적도 있고, 또 그 인연으로 공무원 퇴직 후 사회복지 공부를 한 결과로 사회복지사 2급 자격도 받았다. 그 업무와 공부를 하면서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이런 분들은 사명감과 가치관이 없으면 맡은바 직업 소명을 다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지금 어려운 공부와 노력으로 인류 구원의 길을 가고자하는 의료인과 예비 의료인 여러분들께, 지금까지 제가 이렇게 존재할 수 있게 해주신데 대하여 감사드리며, 미안하지만 “함께 살아갈” 좀 더 큰 가치를 향해 계속적인 수고와 희생으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해 주십사하는 간청을 드린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119@dkbsoft.com입력 : 2020년 09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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