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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아주대병원 외상센터 `병상부족` 4년간 알고도 방치

외상센터 개관 초기인 2016년부터 줄곧 '병상부족'
2018년 10월 국립중앙의료원 보고 받고도 복지부 묵살
이국종 교수, 지난해 '신규환자 못받는다' 호소에도 미온 대응
복지부, 파문커지자 "이국종·아주대병원간 감정싸움" 호도

경안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01월 23일
↑↑ 사진=뉴시스
[경안일보=온라인 뉴스팀] 보건복지부가 2016년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가 생긴 뒤 4년이 넘도록 '병상 부족' 문제가 있었던 사실을 알고도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수년 동안 시달린 '병상 부족' 문제를 지난해 10월 복지부에 알렸고, 복지부가 직접 나섰지만 미온적으로 대응해 오히려 사태만 키운 셈이다.
하지만 복지부는 이번 사태가 불거지자 대외적으로 '그전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식의 대응에 나서 책임 회피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2016년부터 이어진 '병상 부족'…복지부, 알고도 방치
23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개관 초창기인 2016년부터 병상 부족 문제에 시달렸다. 병원장의 '외상센터 환자 본관 배정 불가' 방침에 따라 본관 병실이 남는데도 환자를 입원시킬 수 없었다.
참다못한 외상센터는 복지부 산하 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에 병원 측이 본관 내 여유 병상을 환자에게 내주지 않아 신규 입원환자를 받을 수 없는 '바이패스(환자를 받을 수 없어 다른 병원으로 우회시키는 것)' 발생이 심각하다고 보고했다.
이에 중앙응급의료센터는 국립중앙의료원 명의로 2018년 10월24일 '권역외상센터 외상 중환자실 및 외상 병실 여유 병상 확보 운영지침 준수 권고' 공문을 아주대병원에 보냈다.
중앙응급의료센터는 공문에서 "최근 중환자실 부족으로 미수용·전원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는데 권역외상센터 운영 지침에 따라 외상센터는 중증외상환자 최종 치료기관으로서 외상환자를 위해 상시 예비병상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준수해 외상센터 운영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중앙응급의료센터는 복지부 위탁 업무로 매년 5월과 11월 2차례씩 권역외상센터 평가를 위해 의사 2~4명과 직원 2~3명을 외상센터에 보내 현장점검을 해왔다.
복지부 지침에 따라 중앙응급의료센터는 질관리체계, 외상등록체계(전송률), 외상팀 호출 후 10분 내 도착률, 외상의료인력 교육실적, 중증외상환자 진료실적, 지역 내 중증외상환자 수용 정도 등 평가항목을 기준으로 점검을 진행한다
실제 중앙응급의료센터는 지난해 11월 하반기 정기평가를 위해 아주대병원 외상센터 현장점검을 했다.
외상센터 의료진은 이 자리에서 중앙응급의료센터 관계자에게 만성적인 병상 부족으로 인해 바이패스 발생이 잦아졌다는 등의 운영 실태를 구두로 보고했다.
중앙응급의료센터는 현장점검 결과를 토대로 문건을 만들었고, 지난해 12월 최종 보고서를 복지부에 전달했다.
복지부는 산하 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이 공문을 보내 병원 측에 주의를 주고, 매년 2차례 현장점검 결과를 보고받아 외상센터의 병상 부족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도감독 책임이 있는 복지부가 문제를 뻔히 알면서도 방치해온 것이다.
◇복지부, 이국종 교수 보고 받고도 미온 대응…사태 키워
이국종 교수는 지난해 10월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병원 측이 병상을 주지 않아 신규 외상환자를 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어 지도감독 권한이 있는 복지부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당시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바이패스 발생이 급증해 곤혹을 치르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아주대병원 외상센터의 바이패스 발생 현황을 보면 6월 96시간33분(8건), 7월 37시간48분(3건), 8월 29시간31분(3건)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다 9월 171시간(11건), 10월 282시간47분(17건)으로 급증했다.
전체 바이패스 발생 시간(868시간11분)에서 52.2%인 453시간47분이 9월과 10월에 몰린 것이다.
이런 지경까지 오자 이국종 교수는 지도감독 권한이 있는 복지부에 직접 내부 사정을 보고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미온적으로 대응했다. 외상환자가 본관 일반병상에 입원할 수 있도록 겉으로만 병원 측에 협조 요청하는 척만 했지, 적극적으로 병원을 설득하거나 협조 약속을 받아내지 못했다.
복지부는 지난해 10월30일 아주대병원 관계자와 만나 본관 일반병상을 외상센터에 내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진료부원장은 11월11일 복지부 요청에 따라 외상환자의 본관 병실 배정 기준을 바꾸도록 지시했는데 본관 일반병상을 내달라는 외상센터의 요청과는 거리가 먼 변경안이었다.
부원장이 제시한 안은 ▲본관 소아병동에 소아 외상환자 배정 '불가'에서 '가능'으로 ▲주말에만 가능했던 성인 외상환자의 응급병동 입원을 평일에도 가능토록 ▲정형외과 외상환자의 경우 10병상 이내로 본관 정형외과 병실을 쓸 수 있도록 변경한다는 내용이었다.
복지부는 외상센터의 요청사항이 아닌 것들로 내용만 그럴싸하게 채워진 변경안을 병원 측으로부터 보고받고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시하지 않았다.
복지부에 직접 도움을 요청한 이 교수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고, 이 교수는 12월 두 달 여정의 태평양 해군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자리를 비웠다.
◇복지부 장관 "감정의 골 깊어 문제 발생"…'책임 회피다' 지적
복지부는 사태가 불거지자 대외적으로 '이국종 교수가 직접 보고하기 전까지는 문제가 없었다'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전에는 외상센터가 병상 부족 문제를 놓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어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했고, 바이패스 발생이 악화된 것도 최근의 일이라는 게 복지부의 입장이다.
복지부의 산하 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이 아주대병원에 병상 지원 관련 외상센터 운영 지침을 준수하라고 권고했고, 복지부는 중앙응급의료센터의 센터 점검을 통해 바이패스 등 내부 사정을 정기적으로 파악하고 있었는데도 '몰랐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때문에 외상센터 수장인 이 교수가 사임을 표명하는 사태까지 일이 악화되자 복지부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모르쇠로 일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박능후 복지부 장관까지 나서 이번 사태를 아주대병원과 이국종 교수 개인의 갈등인 것처럼 발언하면서 병원이 일방적으로 외상센터의 병상 배정을 묵살한 진상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박 장관은 이달 20일 복지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교수와 아주대병원 간에) 감정의 골이 너무 깊어 상대를 돌봐주지 않아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외상센터 운영을 놓고 양측이 갈등을 빚은 데 대해 "모 일간지 기사 제목인 '세상을 다 구하고 싶은 의사 대 영웅 뒷바라지에 지친 병원'이 현 상황을 설명하는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고 했다.
또 "법과 제도의 문제가 아니다. 제도적이나 법적, 행정적으로 하는 일은 사실상 다 하고 있다"며 지도감독 책임이 있는 복지부 잘못은 아니라는 의견을 넌지시 밝혔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한 관계자는 "복지부가 수년간 있었던 외상센터의 병실부족 문제를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거나 우리 상황을 이해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수도권 병원에 병상이 부족한 건 알고 있다. 응급환자는 일정 규모로 오는 게 아니다 보니 병상 빌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며 "지난해 10월 이전에는 외상센터에서 강하게 민원을 넣거나 한 적이 없어서 이 때 불거진 문제로 알고 있었다"라고 해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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