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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바다 된 윤한덕 영결식…˝응급환자 제때 치료받길˝

국립중앙의료원서 영결식…마지막 출근길 배웅
가족·동료들 그리움에 눈물·탄식…"편히 쉬세요"
어머니 "아이고 내 아들 한덕아" 부르며 오열도
아들 "정도 걸은 아버지…함께한 날들 그리울 것"
직장동료 "가족들 시간 빼앗아 죄송하고 감사해"
사무실 앞에는 국화·아메리카노·전자담배로 추모

경안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02월 10일
↑↑ 사진=뉴시스
[경안일보] 정직하고 정도를 걷는 아버지 모습을 보고자란 우리 가족은 하시는 일을 제대로 알지 못했지만 늘 옳은 일이라 여기며 지지했습니다. 함께 한 시간은 적지만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10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연구동 9층 대강당. 설 연휴인 4일 오후 6시께 본인 집무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고(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아들 윤형찬군은 눈물 대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윤군은 "이번 일을 겪으며 아버지가 이루고자 한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도록 함께 도와주신 분들을 알게 됐고 아버지 주위에 좋은 분들이 많은 것 같아 행복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아버지께 가끔 고민을 털어놓을 때마다 아버지가 한 말은 '넌 크면서 느끼는 생각이 나랑 똑같아, 닮았어'"라며 "저는 아버지와 가장 닮은 사람이기에 아버지가 가족에게 늘 미안한 마음 가진 것을 알고 있지만 이제 난 아버지를 진심으로 이해한다. 미안해할 필요 없다"고 윤 센터장을 떠올렸다.
"모형 비행기를 만들고 했던 날들이 그리워질 것"이라며 윤 센터장에게 인사한 윤군은 끝으로 "이번 부친상을 위로해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 응급환자가 제때 치료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말로 추도사를 마무리했다.
오전 8시48분께 윤형찬군이 영정 사진을 들고 대강당에 들어서고 뒤따른 윤 센터장의 어머니는 웃고 있는 윤 센터장 사진을 향해 "아이고, 내 아들 한덕아"를 애타게 부르며 울부짖었다.
이때 서울 아침 기온은 영하 7도까지 떨어졌지만 영결식장은 가족과 응급의료 일선에서 뜻을 함께 했던 동료, 함께 일한 직원 등 300여명이 자리했다.
추도사가 이어지는 내내 침묵이 흘렀던 영결식장은 2017년부터 재난·응급의료상황실장을 맡아 윤 센터장과 일해 온 윤순영 실장이 "그렇게 밖으로 사진 찍히는 것 싫어하시더니 실검(실시간 검색어순위) 1위를 하셨네요. 왠지 '나 이거 싫은데'라고 툴툴거리시는 내 귀에 선명히 들리는 것 같아"라고 말하는 순간 흐느낌으로 가득 찼다.
윤 실장은 "직원들이 함께 소통도 하고 좋은일 슬픔일을 같이 나누자고 당신께서 만드셨던 카톡방(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갑자기 센터장님 부고 알림이 올라오자 직원들은 서로 애도하고 위로하는 말 한마디조차 꺼내지 못했다"며 다시 말을 잇지 못했다.
겨우 눈물을 참은 윤 실장은 "연휴가 끝나면 다시 어디선가 센터장님이 나타나실 것만 같다"며 "모든 무게를 짊어지시면서도 저희가 방문을 두드릴 때면 항상 귀담아 들어주셨는데 저희는 왜 그런 일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을까요"라며 재차 울먹였다.
"당신의 소중한 가족들이 가졌어야 할 귀한 시간을 저희가 빼앗아 그동안 정말 감사했고 죄송했다"며 인사를 건넨 윤 실장은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던 '병원에서 실수하면 몇명의 환자가 죽지만 우리가 실수하면 몇백명, 몇천명의 국민들이 죽을 수 있다'는 말씀을 마음속 깊이 새기고 센터장님의 뜻을 받들어 항상 국민들 편에서 일하는 우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센터장님의 웃음이 그립고 내일부터 일상에 센터장님 부재가 확연해질 것이 두렵다"면서도 "업무에 대한 생각이 너무 커 우리에게 관심을 가지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표하신 적이 있지만 그 미안함 모두 잊으세요. 그동안 윤한덕이라는 분을 직장상사로 둬서 너무 행복했고 자랑스러웠다"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윤 실장이 단상에서 내려온 이후에도 생전 윤 센터장 모습을 떠올린 직원들은 한동안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가족과 동료 순으로 이어진 헌화 때도 참석자들은 눈물을 머금은 채 웃고 있는 윤 센터장 사진 아래 국화를 내려놓았다.이후 윤 센터장의 조카가 영정사진과 위패를 들고 아들 윤형찬군 등 가족, 직원 등과 함께 설 연휴에도 자리를 비우지 못했던 집무실이 있는 행정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윤 센터장 마지막 출근길 양옆으로 선 직원들은 윤 센터장이 지날 때마다 눈시울이 불거진 채 고개를 숙이고 묵념으로 마지막 인사를 대신했다.
'중앙응급의료센터장실' '응급의료기획연구팀'이라는 푯말 아래 멈춰 선 윤 센터장과 가족 앞엔 국화 꽃다발 5개와 따뜻한 아메리카노 6잔, 전자담배 1개가 놓여있었다. 커피믹스를 달고 살았던 그에게 평소 직원들이 건강을 생각해 권했다는 아메리카노. 천천히 마실 수 있도록 빨대가 꽂혀있었지만 마실 수 있는 사람은 그 자리에 없었다.
국화에는 "센터장님, 좋은 곳으로 가셔서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하시고 편히 쉬세요.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글이 적힌 쪽지가 붙어 있었다.
행정동 주변을 반바퀴 돌아간 추모행렬은 사무실 창가가 보이는 쪽에서 한 번 더 멈춰 섰다. 창가엔 그곳이 '응급의료기획연구팀' 사무실임을 알려주는 종이가 붙어있었다.
2002년부터 1개팀씩 팀장을 맡아 팀을 꾸려나가고 후임자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방식으로 일해온 윤 센터장의 마지막 직책은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자 응급의료기획연구팀장이자 응급의료평가질향상팀장이었다.
100여명이 윤 센터장과 그의 가족 뒤를 따라 행정동을 지나치는데도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한 채 윤 센터장 사무실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앞선 추도사에서 이국종 센터장은 윤 센터장을 지구를 떠받치는 그리스 신화의 신이자 1번 경추를 가리키는 '아틀라스'로 표현하며 그의 이름과 '아틀라스'를 닥터헬기(응급의료 전용헬기)에 새기고 함께 비행하겠다고 했다. 그는 평소였다면 윤 센터장이 서 있었을 사무실을 10분 넘게 바라보다가 행렬의 끝이 보이자 그때서야 뒤를 따랐다.장례절차가 진행되는 기간 고인이 머물렀던 장례식장을 끝으로 가족과 직원들은 버스에 올랐다. 윤 센터장은 경기 고양시 서울시립승화원에서 화장된 뒤 장지인 경기 포천시 광릉추모공원으로 향한다.
윤 센터장을 '최고의 아버지'라고 기억하며 의연하게 추도사를 읽어 내려갔던 아들 윤형찬군은 눈물을 머금은 채 아버지를 향해 "사랑합니다"라고 작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국립중앙의료원장'으로 치러진 윤 센터장 장례절차는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이 위원장을,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허탁 전남대 의과대학 교수, 윤순영 재난·응급의료상황실장 등 13명이 부위원장을 맡았다. 
[온라인 뉴스팀]


경안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0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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