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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잇단 불출마 후폭풍…중진 용퇴 대신 계파 갈등 조짐

황교안 "과감하게 쇄신"…나경원 "어떤 것도 연연 안 해"
비박계 "김세연 고뇌에 찬 결단, 당이 제대로 응답해야"
친박계 "그러면 본인이 여의도연구원장직까지 물러나야"
"당이 못났다고 존재 가치가 제로라고까지 하나" 불쾌감
"당 분화시키고 싸잡아 쓰레기처럼 말하니 감정 안 좋아"

경안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11월 19일
↑↑ 사진=뉴시스
[경안일보=온라인 뉴스팀] 자유한국당 내에서 중진 용퇴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보수텃밭이나 다름없는 영남권 중진 김세연 의원(3선·부산 금정)이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 중진 용퇴(勇退)론이 확산될지, 계파갈등만 재연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 의원은 전날 "자유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이 당으로는 대선 승리는커녕 총선 승리도 이뤄낼 수 없다"며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라며 내년 총선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의 불출마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참패 직후 일찌감치 총선 출마를 접은 김무성 의원을 제외하면 초선 비례대표 유민봉 의원, 영남권 재선 김성찬 의원의 뒤를 이은 것이지만 중량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당 내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중진 용퇴, 험지 출마론이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파장이 만만치 않다.
황교안 당대표는 18일 "당 쇄신의 방안에 대해서 숙고하면서 폭넓게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고 또 다양한 의견들을 적극적으로 받들 것"이라며 "확실하게 그리고 과감하게 쇄신해나갈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김세연 의원의 불출마 결정에 대해 "고뇌에 찬 충정이라 생각한다"며 "총선에서 당이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금 자유한국당의 가장 중요한 역사적 책임은 패스트트랙 법안에 올라간 공수처법안, 그리고 대한민국을 사회주의로 더 옮기는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막아내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그 역사적 책무를 다한다면 어떤 것에도 저희는 연연하는 것이 없다"고 부연했다.
다만 김 의원의 총선 불출마가 연쇄적으로 중진 불출마를 이끌어내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초·재선 의원에 이어 3선 김세연 의원까지 연달아 불출마 의사를 표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여전히 대부분 중진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당의 한 중진 의원은 "김무성 의원과 김용태 의원 빼면 중진 중에 '용퇴론'에 찬성할 의원이 누가 있는지 궁금하다"며 "현실적으로 의석 수도 108석 아닌가. 지역구만 보면 80여석인데 불출마를 거론할 상황이 아니다. 총선 불출마 선언은 내년 초에나 가능하지, 현실적으로 지금은 시점상 이른 감도 있다"고 말했다.
김세연 의원의 '용퇴'를 두고 계파간 평가도 엇갈린다. 계파 성향이 엷은 중립 또는 비박계에서는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반면, 친박계에서는 쇄신 대신 결속을 강조해 당 안팎에선 계파 갈등으로 비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정미경 최고위원은 김세연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두고 "입장문 전문을 읽으면서 그가 겪어왔을 지금까지의 마음의 고통이 느껴졌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이었다"며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사람이 하는 정치인지라 말하기 전에 느껴지는 게 있다. 당을 나름대로 많이 걱정하고 나라 걱정하는 마음에서 그가 뿜어냈던 여러가지 말들을 생각해본다"고 회고했다.
이어 김성찬 의원의 불출마에 대해 "그분도 결국 절박함이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가다간 큰일나겠구나 해서 결심한 것 아니겠나"라며 "이 두 사람의 그 절박함과 당에 대한 걱정이 우리 당 내부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닿아서 화답이 되는 그런 일들이 벌어지기를 기도하고 소원한다"고 했다.
비박계 김용태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김세연 의원을 "한국당의 대표적 쇄신파"라고 부르면서 총선 불출마에 대해 "참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당으로서도 큰 손실이고 당에 큰 살신성인을 하셨다"고 높게 평가했다.
그는 "김세연 의원이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도 거취를 결정하라, 이렇게 이야기했다. 저야 지역구를 이미 내놓은 상태이지만 더 험지로 가라고 하면 험지로 가고 중진들 다 물러나라고 하면 깨끗하게 받아들여야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며 "김세연 의원의 고뇌에 찬 결단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제대로 된 응답을 하지 못한다면 아마 국민들의 더 거센 비판과 함께 정말 존재 이유를 국민들이 엄중하게 추궁하는 일이 벌어질 것 같다"고 했다.
중립 성향인 신보라 최고위원은 "최근 김세연, 김성찬 의원님 두 분의 불출마 선언이 있었다. 두 분 모두 현재의 당 모습으로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절박함과 보수 세력의 인적쇄신, 세대교체라는 대의를 위한 용퇴를 보여주셨다고 본다"며 "보수정당의 미래를 위해 자신을 먼저 불쏘시개로 던지신 이번 모습까지 후배 정치인으로서 진심으로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 일각에서 '무조건 청년 공천을 많이 한다고 혁신인가', '총선은 전쟁터인데 장군을 내지 못하고 이등병을 내보내는 꼴'이라는 목소리 등은 충격적이었다"며 "청년세대로의 인적쇄신에 의구심을 품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이는 우리 당의 쇄신 행보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굉장히 우려한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김세연 의원이 자당의 존재감을 '좀비'로 표현한 데 대해 "한국당에 대한 질타는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 특히 좀비 정치라는 말은 참으로 가슴 아픈 지적"이라며 "김세연 의원 앞에 더 큰 길이 있을 것이다. 큰 결단을 내려줘서 고맙고 감사하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반면 친박계 모 중진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김세연 의원이 당을 좀비라고 비유하고 당을 해체하자고 했으면 여의도연구원장직까지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당을 해체하자고 했는데 그건 유승민 의원이 주장한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자'는 것과 같은 말 아닌가. 그럴려면 바른정당에서 왜 복당을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또 다른 친박계 중진은 "우리 당이 지금 국민들한테 박수받고 국민들이 모두 지지하는 정당은 아니지만 그래도 보수정치세력의 뿌리로서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라며 "눈 앞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함께 당을 추스려나가는 것이 지금의 과제이지, '물러나라' '당을 해체하라' 이런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친박계 초선 의원은 "당을 위한 헌신적인 결단은 높이 평가할만하다"면서도 "당이 못났다는 걸 지적하는 건 좋은데 그렇다고 존재 가치가 제로라고 할 정도까지 있나"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큰 틀에서 보면 충정으로 그런 말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당을 양분화 시키는 것 아니냐"며 "잘한 사람도 있고 못한 사람도 있는건데 싸잡아서 다 쓰레기처럼 말하니까 안 좋은 감정도 생긴다"고 불쾌감을 보였다
뉴시스


경안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1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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